
한국에서의 도시는 계속적으로 밀집되고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아주 높은 빌딩들이 많이 들어서니, 땅 위의 공간은 부족한 반면, 활용되지 않은 지하 공간은 의외로 넓고 다양합니다.
그래서 최근 이런 지하 공간을 '녹색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려는 시도들이 왕성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자연광이 거의 들지 않고, 환기나 습도 조절이 쉽지 않은 지하 환경에서 식물을 키운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그렇다고 쉽게 포기할 수는 없죠!. 오히려 지하 공간의 특성을 잘 활용하여 적절한 식물을 선택하면 누구나 녹색 공간을 만들 수 있습니다.
지하에서 식물을 키우려 한다면 식물의 겉모습보다는 환경 적응력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어떤 식물을 선택하느냐, 어떻게 배치하느냐, 그리고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성공과 실패의 갈림길에 놓이게 됩니다.
지하공간이라고 해서 식물과 멀어질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정적인 분위기의 지하 공간에 식물이 들어오면 공간 전체가 살아 숨 쉬는 듯한 기분이 들죠. 공기 정화 효과가 뛰어나고 물이나 빛이 부족해도 잘 견디는 음지 식물, 그리고 공간을 감각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배치까지. 이 세 가지 조건만 잘 갖춘다면, 지하도 더 이상 음침한 공간이 아닌, 작고 조용한 녹색 쉼터가 될 수 있습니다.
식물은 단순한 장식이 아닙니다. 우리 삶에 여유와 생기를 더해주는 존재 이죠.
오늘 소개될 식물들로 여러분만의 지하 정원을 만들어 보세요. 도심 지하에서도, 빛이 들지 않는 공간에서도,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기쁨을 경험하실 수 있을 거예요.
실내공기 정화 효과, 채광 조건에 대한 적응력, 공간활용도라는 세 가지 조건별, 중심으로 도심의 지하 공간에서도 잘 자라는 식물을 추천해 드리며 자연을 가까이 두고 싶은 분들께 꼭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지하공간의 실내공기를 정화하는 식물들
지하 공간은 일반적인 지상 공간보다 공기 질이 좋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외부 공기와의 교류가 적고, 햇빛이 부족하다 보니 습기가 차고 곰팡이 발생도 쉬운 환경이기 때문인데요.
이런 공간에는 무엇보다 공기 정화 기능이 뛰어난 식물이 필요합니다. 대표적으로 추천되는 식물은 산세베리아, 아레카야자, 테이블야자, 고무나무, 그리고 스킨답서스입니다.
산세베리아는 잘 시들지 않는 식물로 유명하죠. 아주 적은 물만으로도 오랜 시간 살아가며, 특히 밤에도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하는 CAM 식물입니다. CAM 식물은 크래슐산 대사(crassulacean acid metabolism, CAM)를 통해 탄소고정이 일어나는 식물입니다.
환기가 어려운 공간에서는 그 존재만으로도 실내 공기 순환에 큰 도움이 되죠.
아레카야자는 넓은 잎이 많은 습기를 날려 보내고, 미세먼지를 흡착하는 데 효과가 있습니다.
테이블야자는 소형이지만 공기 정화력은 대형 식물 못지않고, 잎 표면의 증산작용이 활발해 자연 가습기 역할도 해줍니다.
고무나무는 스타일리시한 외관 덕분에 인테리어 효과도 뛰어나고, 암모니아나 톨루엔 같은 유해물질 제거 능력이 뛰어납니다.
스킨답서스는 초보자도 잘 키울 수 있는 대표 음지식물로, 공기 중 포름알데히드 제거 효과에 특효입니다.
이처럼 기능적인 면과 눈으로 즐기는 기능을 동시에 갖춘 식물들은 지하 공간을 더욱 건강하고 쾌적하게 만들어주며, 있다는 자체 만으로 생기를 불어넣어 주는 존재가 됩니다.
적절한 식물 선택과 배치만 잘해도 탁한 공기를 정화하고, 어두운 공간을 생기로 채울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채광이 부족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는 식물
지하 공간에서 식물을 키울 때 가장 먼저 부딪히는 현실적인 문제는 빛 부족입니다.
창문이 없고 자연광이 들지 않는 공간에서 식물은 금세 시들거나, 성장 자체가 멈춰버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자연광 없이도 잘 살아가는 음지식물들도 존재합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추천하고 싶은 식물들은 아글라오네마, 필로덴드론, 호야, 아이비, 페페로미아입니다.
아글라오네마는 다양한 잎 색과 무늬 덕분에 지하 공간처럼 어두운 곳에서도 시각적으로 화사한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식물입니다. 광량이 낮은 환경에서도 건강하게 자라고, 습도 조절에도 강한 편입니다.
필로덴드론은 음지에서 자랄 수 있는 능력이 뛰어난 식물 중 하나입니다. 종류도 또한 다양해서 선택의 폭이 넓고, 빠르게 자라며 적당한 크기의 잎이 공간을 차분하고 자연스럽게 감싸줍니다.
호야는 잎이 두껍고 왁스처럼 코팅된 느낌이 있어 건조함이나 통풍이 부족해도 잘 견딜 수 있는 강한 생명력을 갖고 있어요.
아이비는 잘 알려진 덩굴식물로, 빛이 부족해도 잘 자라며 벽면이나 천장을 타고 오르기 때문에 공간활용에도 유리하죠.
페페로미아는 크기가 작고 생긴 게 귀여워서 미니 화분이나 책상 위에 두기에 좋고, 흙이 마르지 않아도 잘 견디는 특징이 있습니다.
물론 완전한 어둠에서는 어떤 식물도 생장을 지속하긴 어렵습니다. 따라서 식물용 LED 조명을 하루 8~12시간 정도 보완해 주는 것도 하나의 팁이에요. 최근에는 타이머 기능까지 있는 저전력 LED 조명도 많아, 전기요금 부담 없이 식물 생육에 필요한 빛을 공급할 수 있습니다.
지하에서도 가능한 효율적인 공간 활용 식물
지하 공간의 또 다른 고민은 바로 작은 면적입니다. 천장이 낮거나 바닥 면적이 좁은 곳도 많기 때문에 식물을 무턱대고 많이 들이기보다는 공간에 맞는 식물 배치 전략이 중요합니다. 이럴 땐 수직 공간 활용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 될 수도 있습니다. 천장이나 벽면을 활용해 식물을 걸거나 매달 수 있는 구조로 조정하면, 바닥 공간을 최대한 확보하면서도 식물의 존재감을 듬뿍 살릴 수 있습니다.
이런 방식에 잘 어울리는 식물은 아이비, 호야, 스킨답서스처럼 덩굴 형태를 가진 식물들입니다. 천장이나 벽에 거는 화분이나 마크라메 플랜트 행거를 이용하면 지하공간에도 인테리어 효과도 있고, 감성적인 분위기까지 연출할 수 있어요.
또한 미니 고무나무, 몬스테라 아단소니, 페페로미아처럼 작지만 눈길이 가는 포인트 식물을 몇 개 배치하는 것도 좋습니다. 너무 많은 식물로 공간을 채우기보다는, 포인트를 주듯 절제된 배치가 더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요즘에는 수직 플랜트 월이나 스탠딩 선반 형태의 식물 진열대도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작은 공간에서도 다양한 식물을 층층이 배치할 수 있어 기능성과 미적 감각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식물이 자랄 수 있는 공기 흐름과 빛, 간격을 확보해 주는 배치 설계입니다. 좁다고 빽빽하게 채우기보다는, 식물에게도 숨 쉴 공간을 마련해 주는 여유가 필요합니다. 지하 공간에서도 초록빛 삶을 시작해보시길 바랍니다. 작지만 확실한 변화가 여러분의 일상에 큰 기쁨을 줄 거예요!